청년실업 문제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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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
㈜씨큐아이컨설팅 대표이사 송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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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의원들의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언론이 가장 많은 분석 기사를 쏟아 내는 시점이다. 최근에는 [반수 권하는 수능...대학 1학년 때 자퇴·휴학 5만명](중앙일보, 2015년 9월 19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변별력 없는 수능이 학생들에게 ‘한번 더~!!’를 부추기므로 수능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지의 기사가 있었다. |
몇일 전에는 유기홍 의원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4년제 대학 졸업하고 전문대로...‘유턴입학’ 25% 늘어](조선일보 2015년 9월 11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4년간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 다시 입학한 학생이 5,017명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사회적 비용이 38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진로, 진학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하는 분석기사도 있었다. |
데이터넷이라는 인터넷 신문사는 대한상의 소속 경기인력개발원 소개 기사를 통해 ‘일례로 대졸자를 대상(3D형상모델링실무과정, 2015년 6월 24일 수료)으로 현장 실무중심 맞춤형 교육을 실시 해 입학생 중 90%가 취업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추켜세우고 있다.(데이터넷, 2015년 9월 14일, ‘실무전문성이 답이다’) |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한 뒤에도 등록금과 시간을 낭비해 가면서 반수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3점 때문에 등급이 갈리고, 등급이 갈린 결과 진학한 대학이 달라진 것이고, 왠지 공부 좀 더 하면 2-3점은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그리되면 지금의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아닌가? 이걸 변별력이 있도록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면 반수를 포기할까? 시험이 어려워지면 지레 겁을 먹고 반수를 생각하지 않나? |
학생들은 왜 대학을 바꾸고 싶어 할까? 수능 점수 2-3점으로 본인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그들의 생각이 현실에 맞지 않는 기우인가? 지방대학 출신으로는 그럴듯한 슬롯 머신에 취업이 어려운 현실, 대슬롯 머신, 공무원, 공공기관에 취업해야 그럴듯한 직업을 구했다고 결혼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현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취업 재수, 삼수를 거듭하게 만드는 사회가 학생들로 하여금 반수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
여전히 학벌중심으로 신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학생들은 서열화된 대학 구조에서 좀 더 상위에 자리 잡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고, 이렇게 학벌에 의존하다보니 종국 교육이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늘어나고, 그들은 다시 고졸자, 전문대졸자가 가야할 직무에 하향 취업하고, 고졸자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고졸자는 다시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 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
학생들의 반수 여부는 수능의 난이도와 관계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대학 졸업 후에 대학서열과 관계없이, 대학의 입지와 관계없이 적정하고, 저렇게 하향 취업하지 않고도 풍요로운 삶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중소슬롯 머신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인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할 것이지, 뭐 한다고 대학까지 가서 눈높이만 잔뜩 높아진 것이냐고 젊은이들을 탓할 것인가? 그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얘기할 것인가? 대학 수를 줄이고, 진학률을 더 낮춰서 눈높이가 조정된 고졸자, 전문대졸자, 대졸자를 양성하면 다들 거기에 맞는 보수를 받으며 만족해하고, 국민 행복지수가 높아질까? |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바는 우리나라의 중소슬롯 머신 비중이 99%이고, 이들 중소슬롯 머신이 전체의 88%를 고용하고 있다고 해서 소위 ‘9988’로 회자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9988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개별 매장으로 보면 소슬롯 머신일 수 있겠지만,전체적으로 보면 5400여명을 고용한 대슬롯 머신으로 봐야 한다고 함), 통계청의 슬롯 머신생멸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3년 현재 99%의 중소슬롯 머신에서 77%의 고용이 일어나고 있고 대슬롯 머신에서 23%의 고용을 분담하고 있다고 수정 제시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슬롯 머신과 대슬롯 머신의 임금격차는 2005년 57.6%에서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12년에는 53.2% 수준에 머물고 있다(대슬롯 머신 100 기준)는 사실(통계청)은 변하지 않는다. 슬롯 머신규모에서 나아가 통계청의 학력별 임금지수에 따르면 1998년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졸자는 78, 전문대졸 106, 대졸 147이었으나 2011년에는 중졸 71, 전문대졸 116, 대졸 164로 확대되었다. |
2013년 현대경제연구원이 취업준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7.9%가 공무원을, 22.1%는 대슬롯 머신을, 26.4%는 유망벤처 및 중견슬롯 머신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3.6%의 응답자는 중소슬롯 머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우려했지만, 그나마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자가 있는 것이 다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마도 20~30대가 조사 대상이다 보니 취업 도전 과정에서 눈높이를 낮춘 응답자가 일부 있지 않나 추정된다. |
대슬롯 머신을 지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중소·중견 슬롯 머신에서 고용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지만 저런 식이라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시키고 싶은 부모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중소슬롯 머신이라면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중소슬롯 머신들은 젊은이들에게 그런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학력별 임금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저렇게 커진다면 대학 가지 말라고 말릴 방법이 없다. 정부도, 어른들도 젊은이들에게 왜 실력도 안되면서 대학엘 가려 하느냐고 되물어서는 안된다. 현실이 대학을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얼마 전 슬롯 머신의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종업원 100인 이상의 500개 슬롯 머신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번 설문조사에서 채용 시 가장 중시하는 역량으로 관리/사무직은 일에 대한 열정(34.6%), 생산/서비스(현장)직은 정직성/성실성(33.2%)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 청년들의 과도한 스펙경쟁에 대해서 대부분의 슬롯 머신 인사담당자들은 자격증, 학점을 제외한 스펙(인턴경력, 출신학교, 수상경력, 어학능력성적, 봉사경력, 외모, 어학연수)들은 실제로 지원자의 당락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
지난 9월 10일에는 사단법인 슬롯 머신가 주최하는 학술포럼이 인천의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되었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동시에 참여해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작금의 다양한 노력들을 설명하였고,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실무능력이 강화된 인재를 사회에 배출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들이 소개되었다.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기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대학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소개되기도 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하는 책무가 대학에만 있는 것인지, 현장실습이나 산학연계형교육 등의 노력이 과연 기업의 이익이 우선되는 오늘날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꽃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캐나다의 워터루 대학교 Co-op시스템 사례를 읽으며 부러워했는데, 우리나라의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장기 기업 현장실습을 하고, 2014년에는 14.5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학생들의 인건비 수입으로 확보해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부수입도 챙겼다고 한다. 결국 기업과 대학의 공동 노력과 투자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는 대안임을 보여 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된다. |
그렇다.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이제 슬롯 머신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대슬롯 머신도, 정부도, 공공기관도, 대학도, 중소슬롯 머신도 어떤 대학 출신인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능력중심 채용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서 NCS가 중요하고, NQF가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표준이라고 하는 것이 널리 인정받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정한 시간도 필요하다. 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흐지부지 유야무야 사라져서는 안된다. 국가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시행착오도 많이 있을 것이고, 선정적인 단어로 언론으로부터의 손가락질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소신과 뚝심이 장기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하다. |
압박면접 훈련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면접장 자체도 입사지원자들에게는 압박 그 자체일 터인데 도대체 압박면접 훈련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면접장의 압박감을 잘 견뎌내는 특별한 훈련방법이 있는 건가하고 생각했다. 특별한 훈련방법이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
학창시절 내내 실무능력을 기른답시고 다양한 스펙을 쌓느라 낭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가을의 노란 잔디 위에 누워 파란 하늘을 감상하는 느낌이 뭔지도 모른 채 경쟁사회에 내몰린 대학 졸업생들에게 압박면접 훈련은 자존감이 뭉게질 수 있는 상황도 견뎌내라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피면접자 여학생에게 대놓고 “못생겨서 떨어지면 어떡해요? 성형해 볼 생각 없어요?” 라고 면접관이 묻는다. 실제 면접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연습이기는 해도 이거야 정말 욕 나오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감내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어른이 할 짓인가? 그런 회사는 망할 슬롯 머신이라고, 인권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절대로 취업이라는 미명 하에 감내하면 안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을까? 이런 상황들까지 연습해가며 취업을 해야 하는 걸까? |
급하게 왔다. 하지만 참 잘 왔다. 이 짧은 기간에 대한민국이 서 있는 2015년의 세계적인 위상이란 두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위상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해 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젊은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래가 너무도 답답하기 때문이다. 잠깐 속도를 낮추고 점검해봐야 한다. 도대체 우리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 각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표피가 아니라 본질을 봐야 한다. 아무리 아파도 상처는 치료해야 한다. 곪은 곳은 도려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방안들이 하루 속히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
청년실업 문제의 본질
2015년 9월
㈜씨큐아이컨설팅 대표이사 송인택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의원들의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언론이 가장 많은 분석 기사를 쏟아 내는 시점이다. 최근에는 [반수 권하는 수능...대학 1학년 때 자퇴·휴학 5만명](중앙일보, 2015년 9월 19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변별력 없는 수능이 학생들에게 ‘한번 더~!!’를 부추기므로 수능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지의 기사가 있었다.
몇일 전에는 유기홍 의원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4년제 대학 졸업하고 전문대로...‘유턴입학’ 25% 늘어](조선일보 2015년 9월 11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4년간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 다시 입학한 학생이 5,017명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사회적 비용이 38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진로, 진학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하는 분석기사도 있었다.
데이터넷이라는 인터넷 신문사는 대한상의 소속 경기인력개발원 소개 기사를 통해 ‘일례로 대졸자를 대상(3D형상모델링실무과정, 2015년 6월 24일 수료)으로 현장 실무중심 맞춤형 교육을 실시 해 입학생 중 90%가 취업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추켜세우고 있다.(데이터넷, 2015년 9월 14일, ‘실무전문성이 답이다’)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한 뒤에도 등록금과 시간을 낭비해 가면서 반수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3점 때문에 등급이 갈리고, 등급이 갈린 결과 진학한 대학이 달라진 것이고, 왠지 공부 좀 더 하면 2-3점은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그리되면 지금의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아닌가? 이걸 변별력이 있도록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면 반수를 포기할까? 시험이 어려워지면 지레 겁을 먹고 반수를 생각하지 않나?
학생들은 왜 대학을 바꾸고 싶어 할까? 수능 점수 2-3점으로 본인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그들의 생각이 현실에 맞지 않는 기우인가? 지방대학 출신으로는 그럴듯한 슬롯 머신에 취업이 어려운 현실, 대슬롯 머신, 공무원, 공공기관에 취업해야 그럴듯한 직업을 구했다고 결혼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현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취업 재수, 삼수를 거듭하게 만드는 사회가 학생들로 하여금 반수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여전히 학벌중심으로 신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학생들은 서열화된 대학 구조에서 좀 더 상위에 자리 잡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고, 이렇게 학벌에 의존하다보니 종국 교육이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늘어나고, 그들은 다시 고졸자, 전문대졸자가 가야할 직무에 하향 취업하고, 고졸자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고졸자는 다시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 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학생들의 반수 여부는 수능의 난이도와 관계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대학 졸업 후에 대학서열과 관계없이, 대학의 입지와 관계없이 적정하고, 저렇게 하향 취업하지 않고도 풍요로운 삶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중소슬롯 머신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인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할 것이지, 뭐 한다고 대학까지 가서 눈높이만 잔뜩 높아진 것이냐고 젊은이들을 탓할 것인가? 그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얘기할 것인가? 대학 수를 줄이고, 진학률을 더 낮춰서 눈높이가 조정된 고졸자, 전문대졸자, 대졸자를 양성하면 다들 거기에 맞는 보수를 받으며 만족해하고, 국민 행복지수가 높아질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바는 우리나라의 중소슬롯 머신 비중이 99%이고, 이들 중소슬롯 머신이 전체의 88%를 고용하고 있다고 해서 소위 ‘9988’로 회자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9988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개별 매장으로 보면 소슬롯 머신일 수 있겠지만,전체적으로 보면 5400여명을 고용한 대슬롯 머신으로 봐야 한다고 함), 통계청의 슬롯 머신생멸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3년 현재 99%의 중소슬롯 머신에서 77%의 고용이 일어나고 있고 대슬롯 머신에서 23%의 고용을 분담하고 있다고 수정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슬롯 머신과 대슬롯 머신의 임금격차는 2005년 57.6%에서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12년에는 53.2% 수준에 머물고 있다(대슬롯 머신 100 기준)는 사실(통계청)은 변하지 않는다. 슬롯 머신규모에서 나아가 통계청의 학력별 임금지수에 따르면 1998년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졸자는 78, 전문대졸 106, 대졸 147이었으나 2011년에는 중졸 71, 전문대졸 116, 대졸 164로 확대되었다.
2013년 현대경제연구원이 취업준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7.9%가 공무원을, 22.1%는 대슬롯 머신을, 26.4%는 유망벤처 및 중견슬롯 머신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3.6%의 응답자는 중소슬롯 머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우려했지만, 그나마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자가 있는 것이 다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마도 20~30대가 조사 대상이다 보니 취업 도전 과정에서 눈높이를 낮춘 응답자가 일부 있지 않나 추정된다.
대슬롯 머신을 지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중소·중견 슬롯 머신에서 고용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지만 저런 식이라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중소슬롯 머신에 취업시키고 싶은 부모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중소슬롯 머신이라면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중소슬롯 머신들은 젊은이들에게 그런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학력별 임금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저렇게 커진다면 대학 가지 말라고 말릴 방법이 없다. 정부도, 어른들도 젊은이들에게 왜 실력도 안되면서 대학엘 가려 하느냐고 되물어서는 안된다. 현실이 대학을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얼마 전 슬롯 머신의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종업원 100인 이상의 500개 슬롯 머신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번 설문조사에서 채용 시 가장 중시하는 역량으로 관리/사무직은 일에 대한 열정(34.6%), 생산/서비스(현장)직은 정직성/성실성(33.2%)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 청년들의 과도한 스펙경쟁에 대해서 대부분의 슬롯 머신 인사담당자들은 자격증, 학점을 제외한 스펙(인턴경력, 출신학교, 수상경력, 어학능력성적, 봉사경력, 외모, 어학연수)들은 실제로 지원자의 당락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0일에는 사단법인 슬롯 머신가 주최하는 학술포럼이 인천의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되었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동시에 참여해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작금의 다양한 노력들을 설명하였고,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실무능력이 강화된 인재를 사회에 배출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들이 소개되었다.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기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대학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소개되기도 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하는 책무가 대학에만 있는 것인지, 현장실습이나 산학연계형교육 등의 노력이 과연 기업의 이익이 우선되는 오늘날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꽃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캐나다의 워터루 대학교 Co-op시스템 사례를 읽으며 부러워했는데, 우리나라의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장기 기업 현장실습을 하고, 2014년에는 14.5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학생들의 인건비 수입으로 확보해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부수입도 챙겼다고 한다. 결국 기업과 대학의 공동 노력과 투자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는 대안임을 보여 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된다.
그렇다.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이제 슬롯 머신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대슬롯 머신도, 정부도, 공공기관도, 대학도, 중소슬롯 머신도 어떤 대학 출신인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능력중심 채용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서 NCS가 중요하고, NQF가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표준이라고 하는 것이 널리 인정받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정한 시간도 필요하다. 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흐지부지 유야무야 사라져서는 안된다. 국가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시행착오도 많이 있을 것이고, 선정적인 단어로 언론으로부터의 손가락질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소신과 뚝심이 장기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하다.
압박면접 훈련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면접장 자체도 입사지원자들에게는 압박 그 자체일 터인데 도대체 압박면접 훈련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면접장의 압박감을 잘 견뎌내는 특별한 훈련방법이 있는 건가하고 생각했다. 특별한 훈련방법이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학창시절 내내 실무능력을 기른답시고 다양한 스펙을 쌓느라 낭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가을의 노란 잔디 위에 누워 파란 하늘을 감상하는 느낌이 뭔지도 모른 채 경쟁사회에 내몰린 대학 졸업생들에게 압박면접 훈련은 자존감이 뭉게질 수 있는 상황도 견뎌내라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피면접자 여학생에게 대놓고 “못생겨서 떨어지면 어떡해요? 성형해 볼 생각 없어요?” 라고 면접관이 묻는다. 실제 면접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연습이기는 해도 이거야 정말 욕 나오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감내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어른이 할 짓인가? 그런 회사는 망할 슬롯 머신이라고, 인권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절대로 취업이라는 미명 하에 감내하면 안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을까? 이런 상황들까지 연습해가며 취업을 해야 하는 걸까?
급하게 왔다. 하지만 참 잘 왔다. 이 짧은 기간에 대한민국이 서 있는 2015년의 세계적인 위상이란 두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위상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해 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젊은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래가 너무도 답답하기 때문이다. 잠깐 속도를 낮추고 점검해봐야 한다. 도대체 우리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 각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표피가 아니라 본질을 봐야 한다. 아무리 아파도 상처는 치료해야 한다. 곪은 곳은 도려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방안들이 하루 속히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